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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대한 생각

스노우피크 중국 진출에 대한 전망 분석

by 아비투스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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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다양한 취미들 사이에서 방황의 시간을 지나왔지만, 혹여 누군가가 '자네는 취미가 뭔가?' 라고 말한다면 '캠핑, 백패킹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캠핑을 좋아한다. 물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는 주말이면 들살이를 하던 총각때와는 비할 수 없지만 그 아쉬움을 캠핑 유튜브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게 삶의 작은 낙이기도 하다. 처음엔 남의 캠핑을 뭐하러 보나 싶었지만 실제로 내가 직접하는 캠핑은 귀찮은 과정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에 (짐싸기, 텐트치기, 텐트 철수, 집에와서 장비 정리...) 결국엔 랜선 캠퍼로 남게 될 것 같다. 

 

스노우피크 '토르튜 프로', 피칭을 잘 못해서 텐션이 아쉽다.

  지나왔던 다양한 취미를 돌아보면 결국은 장비병에 걸려 어느정도의 하이엔드로 맞추고자 하는 욕심(혹은 욕망)이 있는데 백패킹을 갈때는 작은 1인용 텐트인 '힐레베르그'를 애용하고, 가족과 함께 오토캠핑을 갈때는 일본 스노우피크사의 텐트를 이용하고 있다. 퍼니쳐도 대부분은 스노우피크나, 헬리녹스 등을 이용하고 있다. 

 

 얼마전에 랜선 캠핑을 즐기기위해 즐겨보는 몇 개의 캠퍼 채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유튜버 정샤크님이다. 아마 크루가 동행하시긴 하겠지만 꽤 난이도 높은 백패킹을 즐기고 야지에서도 높은 생존력을 보여주는걸 보면 내공이 대단한 것 같다. 얼마전, 태국 캠핑을 갔던 영상이 올라왔는데 캠핑 문화가 오랫동안 발달된 일본외에 아시아 지역에서 다른 나라로 캠핑을 갈 수 있다는게 꽤 흥미로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만도 꽤 캠핑 문화가 발달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정샤크

 

 재밌게 영상을 보았는데 몇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정샤크님이 우여곡절 끝에 방콕에서 5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시설이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캠핑 문화가 너무 좋았다. 국내 캠핑장에서도 아직은 밤 늦게까지 취해서 고성방가에 음악을 틀어놓아서 주변에 피해를 주는 캠퍼가 종종 있긴한데, 영상에서는 전혀 그런게 없었다. 하룻밤이라 단정짓긴 무리일 수 있지만, 캠핑장에 '매너타임(정숙해야 하는 심야시간)'이 없는 걸로 봐서는 꽤 선진 캠핑 문화가 잘 자리잡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특히 태국 캠퍼들의 모습이 인상깊었는데, 생각보다 팬시한 모습에 놀랐다. 

 

출처 : 유튜브 정샤크 채널

캠핑장이 시설도 좋은데, 고가의 장비들이 꽤 많이 보였다. 앞서 말했던 스노우피크의 리빙쉘 롱 프로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모델인데 이쁜 아이보리색이 다소곳이 물가에 피칭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출처 : 유튜브 정샤크 채널

 

  다른 장면에서는 캠핑을 즐기고 있는 커플의 모습이 나오는데, 텐트는 전실이 깊지 않은것으로 보아 왠지 스노우피크 어메니티돔 같고 남성이 앉아 있는의자는 스노우피크 로우 체어같다. 그리고 각종 수납품을 넣어 놓는 캠핑 박스 역시 동일 브랜드 상품을 사용하고 있는것 같다. 

 

 국내와 크게 다를바가 없는 캠핑 장비들을 보니 새삼 신기했다. 코로나 이후, 캠핑 수요의 폭증으로 스노우피크 (일본) 주가가 엄청나게 오르기도 했었는데, 스노우피크는 북미나 유럽, 동북아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브랜드 같다. 물론 유럽과 북미 같은 경우에는 이미 워낙 다양한 브랜드가 있고 특정 브랜드 쏠림이 아시아권에 비해 크지는 않아서 유의미한 볼륨은 아닐것이다.

  캠핑 브랜드로써 스노우피크의 포지션은 대체 불가다. 텐트부터 전체 퍼니처를 넓게 아우르면서 고급 이미지를 고수하고, 고객 로열티도 공고하다. 미국의 콜맨이라는 브랜드가 아이템은 겹치고 커버할 수 있긴해도 고급화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좀더 대중적인 이미지다. 물론 필자는 콜맨을 좋아한다. 가성비가 좋고 제품 퀄리티 또한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모르게 눈에 보이는 용품은, 스노우피크를 사고싶긴 하다. 미국에 MSR도 있지만 좀 더 백패킹, 하이킹 등 어드벤처에 초점이 맟줘져 있고 국내 브랜드인 미니멀웍스도 매우 잘 하고 있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고급화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측면에서 스노우피크에 비할바는 아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일본 캠퍼들도 미니멀웍스나 한국 제품을 많이 쓰고 있긴하다. 헬리녹스야 이제 글로벌 하고..) 

 

스노우피크 멤버십

특히, 스노우피크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며, 등급이 높은 고객에겐 한정판 구매 찬스나 다양한 베네핏을 제공하며 고객관리를 하고 있다. 공홈에 뜨기만 하면 품절되고 중고나라에 피가 붙은 리셀 매물로 올라오는 스노우피크 제품 특성상, 괜찮은 서비스다. 

 

투자 관점에서는?

  코로나 특수로 엄청난 상승을 하고 최근에는 시장과 함께 주가가 많이 내려왔다. 동시에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내에서만 아웅다웅했던 캠핑 문화가 조금은 식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스노우피크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아 보였다. (국내 매출은 작지만 전 세계적으로 하늘길이 열렸기 때문에) 물론 캠핑을 한번 맛본 캠린이들이나 도시 사람들이 자연을 찾아 힐링하는 캠핑 문화는 어느정도 안착이 되겠지만 예전만큼 폭발적인 성장은 더 없을것 같았다. 

  그러던 와중 스노우피크가 중국에 진출을 했다. 올해 10월 베이징시에 합자회사를 설립하는데 미국, 한국, 영국 등을 잇는 5번째 국가다. 중국은 국내 회사와 합자를 해야만 진출이 가능한데, 스노우피크의 합자회사는 투자회사다. 출자비율은 스노우피크가 45%로, 중국의 기업관리 전문회사가 40%, 중신취신이 15%로 45%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비중이다. 국내 에프앤에프나 타 코오롱 같은 브랜드는 30~40% 사이인 곳도 있다. 더군다나 합자 회사가 투자회사라 중국의 횡포스러운 합자가 아니라 비교적 깔끔한(?) 비즈니스 전개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출처 : 코트라

 

 최근에도 중국의 캠핑 인구가 많이 늘어나면서 캠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스노우피크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가 많이 되기도 하지만, 조금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중국이 GDP가 대략 1만불 정도인데, 선진국 수준의 GDP인 도시 인구는 1.5억명 정도다. 그렇다면 일본 정도의 체급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합자회사가 반이 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아마도 캠핑 시장의 성장이 코로나때에 비하면 루즈할 것이므로 당장에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기엔 조금 어려워 보인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에프엔에프의 경우 의류, 잡화였기에 폭발적으로 매장이 늘고 매출이 늘었지만 사실 캠핑 장비라는건 구매의 회전율 자체가 낮고 금액대가 높아 진입 장벽도 높다.  태국의 캠핑장이 여느 한국보다 더 조용하고 선진 문화였던 것은, 아마도 방콕의 소수 부유층들만 캠핑을 즐기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매너가 좋은 것일지도... 

 

 조금 더 모니터링 해봐야 알겠지만, 중국은 언제나 놀라운 소비의 속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스노우피크의 성장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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