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애인에게 들은 한 마디. '넌 3점이야'
내성적인 14살 소년 Duncan은 엄마 Pam과 엄마의 새로운 애인인 Trent, 그의 Steph와 여름 휴가를 떠난다. Trent는 여행의 시작부터 Duncan에게 '너는 10점중 3점이야' 라며 무례하게 행동하지만 Duncan과 엄마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못하고 그의 딸 Steph 역시 그들에게 무례하다. 네 명의 삐걱거리는 일행이 도착한 여행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미 모여 뒤 늦게 도착하는 이들을 반겨주지만, 모두가 비슷하게 어딘가 결핍이 느껴지고 불안하다.
Duncan은 엄마를 따라 처음가는 여행지이지만, Duncan 또래의 여자아이들은 이미 여름마다 보는 사이인지라 그들끼리 잘 어울려 놀며 말이없고 어딘가 음침한 Duncan을 무시한다. 여자아이 무리중 Susanna만 무리지어 다니는 여자아이들에게 환멸을 느끼며 Duncan과 대화를한다. Duncan은 작은 창고에서 자전거를 발견하고 타운을 둘러보다가 피자가게에서 팩맨 게임을 하고있는 어떤 남자(Owen)를 만나게 된다. 그는 여행지의 워터파크의 매니저인데 간단한 만남을 계기로 Duncan은 워터파크에서 일하게 된다. 엄마와 아들 Duncan은 낯선 여행지의 불청객으로, 무리해서 무리에 끼어 보려는 엄마와 다르게 Duncan은 나름의 방식으로 새로운 여름 여행지에 적응한다.
Duncan은 피하듯 도망간 워터파크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다양한 일을하며 창백하던 피부도 구리빛으로 바뀌며 음침하던 성격도 점점 바뀌게 된다. 하지만 Duncan의 엄마는 Trent의 친구들과 함께 놀고 마시며 Duncan을 신경써주지 못한다. 엄마는 마치 안 맞는 옷을 입고있는것 처럼 내내 불편해하지만 현실에 순응하며 억지로 무리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한다. Trent가 다른 여성과 키스를 하는것을 Duncan이 목격하게되고 Pam도 이상한 기류를 깨닫게된다. Duncan은 엄마에게 Trent의 비열함에 대해 말하지만 Pam은 끝내 외면하며 아들을 감싸지도 않는다. 이에 Trent는 Duncan에게 그의 아버지가 Duncan과 살고싶어하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Duncan은 해변으로 간다.
Duncan은 늦은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워터파크로 가서 파티에 합류하여 다시 돌아오지 않은 여름밤을 즐긴다. Duncan에게 안좋은 일이 있음을 느낀 Owen 은 깊이 공감해주며 Trent의 말을 무시하고 너만의 길을 가라며 조언을 해준다. 네 명의 일행이 여름 휴가가 끝나 돌아가는길에 Duncan은 워터파크로 달려가 전설로 내려오던 워터 슬라이드 안에서 앞지르기 기술을 성공하며 워터파크의 모든이들은 환호한다. Duncan은 엄마게에 Owen을 소개해주며 엄마도 Duncan이 자신도 모르는 시간을 워터파크에서 지낸것을 알게되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차의 맨 뒤(Thw way, way back) 에 홀로 타고 있은 Duncan 옆에 나란히 앉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괜찮은 '어른'은 희귀하다.
삶의 길에서 무례하고 가시가 돋힌 사람들을 언제든 마주하기 마련이다. 영화 내내 Trent는 교육을 빙자하며 권위적으로 행동하며 Duncan을 아이 취급하며 강압적으로 행동한다. 본인의 차로, 본인의 여름 별장으로 데려가는 알파메일은 지위적, 권력적 우위를 이용해 애인의 아들에게 그렇게 선을 넘어 행동해도 되고 정작 자신은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는 등 위선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Trent는 자신은 성인 남자고 Duncan은 나약한 아이라는점을 누구보다 잘 알아, Duncan에게 무례하게 굴며 남성성을 돋보이게 하려고한다.
하지만 영화의 또다른 어른, Owen은 다르다. Duncan이 어리고 어리숙하다고 절대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가끔은 익살스럽게, 종종 친구처럼 동등한 위치에서 항상 Duncan을 존중하고 어른으로써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 두 어른이 마지막에 마주쳤을때 Owen은 오히려 Duncan을 보호하며 '3점 짜리 친구입니다' 라며 막아서며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막상 Trent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
3점짜리 소년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
어른이라고 모두가 강하고 현명한건 아니다. 반대로 성인이 아니라고 연약하지 않다. 영화에서 Pam은 내내 남자친구인 Trent에게 아쉬운 말 한마디 하지 못한다. 아들을 모욕할때도, 다른 여자와 키스할때도 심지어 알면서도 현실을 외면한다. 살아온 날에 많은 갈등과 부딪힘을 겪다보면 가끔은 피하는게 편하다는 것을 아마 체득했을것이다. 그렇게 어른이 되며 현실에 순응하는게 편하다는게, 힘에 굴종하는게 때때로 안락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Duncan은 굳이 나와 맞지 않는 무리에 끼려고 나를 바꾸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곳에 가서 그에 맞게끔 나를 바꾸고 성장한다.
영화 'The Way, Way Back' 은 전반적으로 가벼워 보이지만 영화 곳곳에 불편한 느낌을 가끔씩 지울수 없는데, 아마 위에서 말했던 Pam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투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의 Duncan의 바뀐 모습과 그로인해 Pam도 아들을 통해 다시금 뒷자리로 돌아오는 것처럼 모든 불편함은 단숨에 해소된다.
한 3점짜리 소년의 잔잔한 성장을 통해 묘하게 치유되는 느낌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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